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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상에는 지독히 운이 나쁜 사람도 있고, 지독히 운이 따라주는 사람이 있다. 물론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 중간 즈음의 운과 불운으로 점철된 삶을 살아간다. 그러니 우리 인생의 반은 신의 덕택이고 나머지 반은 신을 탓해야 할 일들인 것이다. 여기 지독히도 운이 좋은 남자가 있다. 그 남자 크리스는 테니스 강사다. 그의 이력서가 말해주듯, 대체로 명망 있는 테니스클럽에서 코치 일을 해왔다. 테니스 선수스럽게 매우 핸섬하기까지 하다. 그는 도스트에프스키를 읽으며, 오페라에 미쳐 있고, 소음이 지글거리는 옛 음반을 모으는 클래식 오타쿠이다. 그렇다. 그의 교양은 운동선수치고는 너무 하이퀄러파이드하다. 아일랜드 촌놈에다 받쳐줄 집안 하나 없이 운동 하나로 먹고 살아온 그가 상류층으로 진입할 수 있게 되는 결정적인 운. 그것은 바로 교양이 중요하다는 것을 일치감치 깨닫고 그에 대한 연마를 게을리하지 않은 그의 취향의 힘이다. 굳이 부르디외를 끌어들이지 않더라도, 우리는 문화 내지는 교양이 마치 물적 자본과 같이 세습될 수 있음을, 아니 세습됨을 어느 정도 깨닫고 있다. 그러나 또한 고급문화에 대한 취향은 개인의 노력에 의해서도 길러낼 수 있다. 크리스의 경우 고급문화 취향은 후자의 경우로, 노력의 의해 만들어진 예이지만, 그의 그러한 취향이 마냥 부자연스럽고 억지스럼다고만은 할 수는 없다. 앞에서도 언급했듯, 그는 고급 취향을 쉽게 이해하고 그것을 마음 깊이 좋아할 만한 성향을 타고난 행운의 사나이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테니스 강습을 통해 알게된 부잣집 청년 롭의 여동생 클로이와의 연애와 결혼. 그의 앞날은 장인의 후원에 힘입어 탄탄대로 위에 있다. 그러나 롭의 약혼녀이자 배우지망생 미국인 노라와의 만남은 그의 운을 극한까지 몰고 가게 하는 시험대가 된다. 이미 젖을 대로 젖은 사치스러운 삶의 편안함. 이는 클로이를 사랑하지 않을 수 없게 만드는 조건이며, 그의 교양과 이성으로 통제가 가능한 세계이다. 이와는 대척점에 있는 존재. 노라. 자신과 다를 바 없는 비루한 세계 출신인 그녀와의 동질감. 무엇보다 어떤 남자든 정신을 잃게 만드는 그녀의 여성성은 그의 욕망의 대상이다. 이러한 교양의 세계와 욕망의 세계와의 충돌은 노라의 임신으로 인해 극단으로 치닫는다. 선택의 기로에 서서 크리스가 취하는 행동은 말그대로 파괴적이다. 그는 자신의 본능, 저안에서 위태롭게 넘실대던 내부의 욕망을 거세하기로 결심한다. 이는 교양의 승리이며, 풍요로운 삶을 놓치지 않겠다는 이성의 단호한 광기인 것이다. 마약쟁이의 강도질로 사건을 완전 범죄화 시킨후, 그는 마지막으로 한번 더 운의 시험대에 오른다. 영화 초반부 테니스 네트 위 공을 공중에 띄워 놓고, "운"에 대해 설법을 늘어 놓던 우디 알랜은 이후 줄거리 내내 어디론가 사라져 있었다. 말많고 신경질적이며 우스꽝스러울 정도로 편집광적인 우디 알랜표 스토리와 주인공들은 간데 없고, 영화는 내내 "태양은 가득히"식의 고전적인 긴장감으로 정점을 향해 가는 중이었다. 그런데 돌연 마지막 운을 시험하는 장면에서 우디 알랜의 아이러니가 튀어 나온다. 훔친 반지가 강물 속으로 떨어지면 완전 범죄, 난간 안쪽으로 떨어지면 증거물이 남아 범인으로 지목될 수 있는 상황. 공원 안쪽으로 떨어진 반지. 모두가 그의 운이 다했다고 여겼다. 하지만 그는 결국 완전범죄를 만드는 데 성공했다. 그의 교양과 운이 다시한번 승리를 맛보는 마지막 반전은 때론 불운이 운이 되기도 하는 삶의 아이러니를 함축적으로 보여준다. . 그러나 우디 알랜이 영화에서 보여주고자 한 것이 단순히 사랑과 욕망 사이에서 갈등하는 유부남의 운좋은 완전범죄 이야기는 아닐 것이다. 다시 교양의 문제로 돌아가 보자. 가난한 출신 성분의 크리스가 롭의 친구가 될 수 있었던 이유는 그가 오페라를 좋아했기 때문이다. 또한 그가 장인의 인정을 얻을 수 있었던 것은 도스트에프스키를 논할 수 있는 지적 자산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아, 무엇보다 그에 앞서 그는 영국 상류층의 놀이 문화의 진수인 테니스를 매우 잘 치는 남자였다. 젠틀하고, 그런대로 솔직하며, 자신의 가난에 대해 별론 부끄러워 하지 않는 듯한 당당한 태도는 그를 훌륭한 청년으로 보이게 한다. 그러나 그의 내면은 모순으로 가득차 있다. 도스트에프스키, 스트린드베리히, 소포클레스를 읽는 그이지만, 상류 사회를 대표하는 외적인 상표들(랄프 로렌, 카르띠에, 기사가 딸린 차)에 집착한다. 노라를 살해함은 그의 이러한 내면적 모순이 극단적으로 재현된 사건에 다름 아니다. 교양 아래 스멀거리는 속물 근성, 상류 사회에 대한 집착과 욕망은 그에게는 극복이 불가능한 문제인 듯하다. 그는 앞으로도 진정한 상류층이 되지 못하고 그 주변을 서성거리는 모순에 찬 인생을 살 것이다. 이는 마지막 장면, 크리스를 제외한 가족들(갓나은 아들을 포함하여)이 웃고 떠드는 사이에 창가를 바라보는 어둠이 드리워진 그의 마지막 표정에서 드러나는 메세지이다.
토요일 현선이가 드라마터그로 참여한 "엘리스"공연을 보러 석관동 한예종을 찾았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이야기라고 생각하면 오산. 하긴 여기 엘리스도 이상한 나라 엘리스처럼 낯선 곳에서의 낯선 경험을 하니깐 어느정도는 같은 맥락안에 있는 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원제도 nobody's name is Elise 였을까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도 이상한 나라에서는 그 존재가 불분명한 이방인이었니까 말이다.
nobody라는 말은 부정형을 내포한다. 우리말에서도 "아무도"는 "~ 아니다" 라고 부정으로 끝나는 말인 것 처럼 영어에서도 nobody는 긍정의 동사로 끝나지만 부정의 의미를 담지한다. 하지만 아무도는 결국 누구도 될 수 있다는 말이다. nobody가 somebody가 될 수 있다는 의미이다. 그렇지만 nobody가 somebody가 되는 과정에는 사연과 이야기가 필요하다. 누군가의 의해 그 존재가 내면화 되었을때에만 그는 아무도가 아닌 누군가가 되는 것이다. 존재의 내면화가 가장 극명하게 드러나는 인간의 감정은 바로 사랑이다. 사랑은 하찮게 여겼던 모든 일상을 소중하게 만들어주고 때로는 낯설게 바라보게 만들며, 그 일상을 배반하고 비틀게 만드는 힘을 가졌다. 그러한 내면화(사랑)의 과정이 여기 이 극속에 담겨 있다. 전쟁으로 고향을 떠나왔지만 여전히 맑고 자유로운 영혼을 지닌 엘리스는 오직 질서와 규범만을 삶의 목표로 삼는 우리의 평범한 역장 루카스의 영역(기차역)으로 갑작스럽게 침범한다. 엘리스는 신분증도 없고, 루카스네 말도 못하는 이방인, 즉 nobody이다. 그러다 일년이 지나고 그들 각자의 개성이 서로를 물들일 무렵 그들은 이제 기차 선로를 사이에 둔 타인과 타인의 관계를 넘어선다. 무엇보다 재미없고 규칙적인 삶만이 전부라 느꼈던 루카스에게 엘리스의 존재는 청량음료보다 더 상큼하고 시원한 느낌이었을 것이다. 독일 원작에서는 두번의 큰 전쟁을 겪은 유럽의 어느 지방을 배경으로 했다 한다. 전쟁의 상흔을 아직 기억할 수 있을 때에 한번쯤 시간을 뒤돌아 보면서 전쟁의 아픔을 보듬아 주는 그런 따뜻한 사람들을 그리고 싶었으리라. 한국은 역사적인 문제에 있어서 자주 독일과 비교되곤 한다. 그래서 굳이 독일의 설정을 그대로 가져오지 않더라도 한국 전쟁이나 조선족 등을 배경으로 삼았어도 될 일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극은 배경을 nowhere 로 설정하는 현명함을 발휘한다. 역사적인 소재가 드러나는 배경이었다면, 연출가나 배우들 모두 역사적인 무거움에 짓눌려 극이 갖고 있는 따뜻하고 깔끔한 느낌을 일찌감치 잃어버렸을지도 모를 일이었기 때문이다. 비록 아동극이라는 포지션에 있는 작품이지만 다 큰 어른들이 보아도 전혀 유치하지 않은 작품이었다. 역시 마지막 날에는 연장으로 1회를 더 했다니.. 역시 기분 좋은 작품이었던 것이 분명하다. ^^
1. 메종 드 히미코 (이누도 잇신 감독, 오다기리 죠/시바사키 코우 출연)
![]() 2. 브로크백 마운틴 (이안 감독, 히스 레져/제이크 질렌할 출연) ![]() 3. 타임 투 리브 (프랑스와 오종 감독, 멜빌 푸포 출연) ![]() 4. 은밀한 것들 (장 끌로드 브리소 감독, 사브리나 세이베꾸, 꼴라리 르벨 출연) ![]()
졸업식이란게 그렇다. 안가자니 어딘가 허전하고 가자니 쑥쓰럽고..그럴때일수록 친구들이 도와주어야 한다. 넌 졸업식에 올만한 아이야..니가 안오면 우리가 섭하지....졸업식 빼먹으면 친구 안먹을거다..등등...졸업식에 발길이 닿도록 힘을 써 주어야 한다. 그러니깐 친구들아...내 졸업식 직전에도 나에게 이런 협박성 설득 멘트를 마구 쏘아주렴...그럼 나도 덜 쑥쓰러워 하며 너희들과 사진을 찍을래..
수경과 수현의 졸업...축하하다. (2006.2.24) ![]() 또한 졸업하는 친구들을 열렬히 격려해준 의리짱 SNUPA....근데 늘 그렇듯 조금 산만하다.
![]() ![]() WELL? WELL! 멋지다..이 사람의 자유로움이란.. 일상성이 이렇게 재미있을수 있다더냐 음악......한때 이것이 없으면 나..죽고 싶다고 생각한적도 있었지.. 내 청춘의 양식... 그 모든 음악들에 이 모든 일상성이 숨어있었으니.. 춤에 대한 안무가의 오랜 고민이 아무렇지도 않게.. 마치 득도한 스님의 해학과도 같이 드러난다. 그런 자유로움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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